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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풍경

🛒 마트에서 배운 자립의 한 걸음스무 살, 유럽의 거리에서 아들은 긴 여행을 시작했습니다.낯선 도시의 풍경도, 언어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그 아이가 가장 먼저 마주한 건 — 높은 물가였습니다.“엄마, 여기 물가 진짜 비싸. 마트 가서 생수랑 과일 샀는데 편의점보다 훨씬 싸! 너무 좋아.”물 몇 병, 과일 몇 알, 작은 간식 하나.그 소소한 장보기가 왜 이리도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걸까요.언제부턴가,공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 버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된 아이는이제는 마트에서 가격표를 살피고, 가격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챙깁니다.예전 같았으면 “엄마, 돈” 한마디였을 텐데요.“돈 아껴서 맛있는 거 사 먹겠다고”그 말 속엔 자신을 돌보려는 의지와,엄마의 마음을 헤아리는 따뜻한 배려가 담겨 있었어요..
코펜하겐에서 그리운 건, 따끈한 된장찌개 한 그릇낯선 도시, 낯선 언어, 낯선 풍경 속에서생각보다 자주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익숙한 음식이었습니다.유럽의 멋진 골목, 세련된 카페, 고풍스러운 건축물 앞에서도입안 가득 떠오른 건 매콤한 떡볶이, 깊은 국물의 된장찌개,그리고 언제 먹어도 좋은 김치찌개 한 숟가락이었습니다.아들은 코펜하겐의 거리에서 연어 요리를 앞에 두고도 멋진 바에서 맥주 한잔 마시면서도“엄마, 라면이 너무 먹고 싶어”라며 웃으며 메시지를 보냈습니다.익숙함이 그리워질 때지금껏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멀리 떨어져 있을 때 비로소 ‘소중한 것’이 된다는 말.그 말을 오늘, 다시 마음속에 새겨봅니다.세련된 요리 대신, 하얀 밥에 된장찌개 한 숟갈 떠서 김치 하나 올려 먹던그 평범한 저녁이 이렇게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