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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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날아온 쿠션 커버 한 장

며칠 전, 스웨덴을 여행 중인 막내에게 “패브릭 쿠션 커버 하나 사다 줄 수 있니?”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북유럽 특유의 차분하고 따뜻한 감성이 담긴 그 패턴들이 요즘 따라 자꾸 눈에 밟혔거든요.
그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카톡으로 사진이 여러 장 날아왔습니다.
매장 안을 둘러보며 사이즈와 디자인, 원단 질감을 카메라에 담아 정성껏 보내온 막내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습니다.
“엄마, 이건 45x45cm고 린넨 소재야. 색은 이런데, 다른 것도 봐줄까?”
“이건 할인 중이래. 근데 엄마 스타일 아니면 더 찾아볼게.”
그저 "응~ 예쁜 걸로 하나 골라줘" 했던 가벼운 말에 이렇게 마음을 써주는 아이가 너무 고맙고, 또 대견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같은 제품을 발견했어요.
무려 40%나 더 저렴한 가격에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이었지요.
처음엔 살짝 아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그 마음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엄마 생각하며, 무거운 캐리어에 넣고 다닐 걸 생각하면서도 미리 사서 챙기려 했던 그 마음이
단순한 ‘물건 값’ 이상의 소중함으로 다가왔거든요.
“엄마가 좋아할 것 같아서 먼저 샀어.”
“돌아오는 날은 혹시 못 사면 아쉬울까봐.”
돌아보면, 여행에서 진짜 귀한 건 ‘정성’이지요.
그 물건을 사기 위해 고민하고, 고르고, 다시 확인하고, 사진을 보내고, 또 한참을 기다리며 답을 받는 그 시간들.
그 모든 과정이 바로 마음의 선물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누군가 여행을 떠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현지에서 직접 고르는 것도 좋지만, 때론 온라인으로 결제하고 현장 픽업하는 방법도 있어요.”
편하고 저렴하고, 계획적인 소비가 될 수도 있지요.
그래도 오늘 나는, 조금 비싸게 샀지만
엄마를 떠올리며 고른 쿠션 커버 하나가
북유럽의 따뜻한 온기를 안고 집으로 오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좋습니다.
“이 쿠션 커버에는 아이의 마음이 담겨 있어, 가격 이상의 따뜻함이 묻어난다.”
– 스웨덴에서 온 선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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