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마음 속 풍경

“나는 누구에게 기대야 할까 – 간병 뒤에 남겨진 마음” 본문

쉼표가 필요한 날엔 (일상 에세이)

“나는 누구에게 기대야 할까 – 간병 뒤에 남겨진 마음”

루체 2025. 6. 17. 23:10
반응형

나는 누구에게 기대야 할까

– 부모를 간병하며 나를 잃어가던 그 시간에

어머니께서 요양병원에 계셨던 3년.
그 시간은 단순히 ‘간병의 시간’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조심스럽게 버텨야 했던 마음의 시간이었습니다.

한창 코로나로 면회조차 되지 않던 때,
나는 매일 아침마다 ‘오늘도 어머니는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겠지’ 하는 마음에
가슴이 조여왔습니다.

그렇게 3년을 조용히, 애써 울지 않으며 보내고
어머니는 결국 자식들 손을 잡지 못한 채 떠나셨습니다.


🌫 간병은, 외로움과의 싸움이었다

간병은 단지 몸을 돌보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시간을 조율하고, 약을 챙기고, 진료를 기다리고,
한 사람의 하루를 대신 살아주는 일이었죠.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나도 아픈데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나는 누구에게 기대야 하지?”
그 질문 앞에 나는 늘 조용히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사랑하지만, 너무 고된 시간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았던 게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사랑했기에 더 깊이 아팠고, 더 많이 지쳤습니다.

병상에서 약해져 가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나는 나도 모르게 ‘그만해도 괜찮을까’ 하는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들을 버텨낸 나에게, 정말 수고했다고.


🕯 간병을 해본 사람만이 아는 마음

병원에서 울지 않기 위해 애쓰던 그날들,
의자에 앉아 어머니가 잠들기만을 바라보던 밤,
‘괜찮으시겠지…’ 하며 병실 문을 나서던 발걸음.

그 모든 순간들이 지금도 가슴 어딘가에 조용히 남아 있습니다.
그건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내가 사랑을 다해 살아냈다는 증거입니다.


🌷 그리고, 당신도 위로받아야 합니다

부모 간병을 해온 당신.
이제는 당신도 누군가의 품에 기대어 울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누구에게 기대야 하지?”
그 질문의 대답은 어쩌면
이제는 나 자신에게 기대어도 괜찮다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무너져도 괜찮고, 울어도 괜찮고,
가끔은 그냥 조용히 멈춰도 괜찮습니다.

“나는 지쳤다는 말 한마디에도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사랑은 때때로 너무 무겁기도 하다는 것을.”
– 간병을 지나온 누군가의 기록 중에서

☁️ 당신의 마음에도 봄은 옵니다

어머니의 부재가 아프게 남아 있는 지금,
나는 그 빈자리를 후회가 아닌 사랑의 증거로 남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 덕분에
나는 더 단단하고 깊어진 사람이 되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누군가를 돌보느라 오랜 시간 자신을 잊고 있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이제 당신도, 충분히 돌봄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