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시간이 흘러, 긴 군 생활의 끝이 눈앞에 다가왔다.
늘 “집에 가고 싶다”라던 네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하다.
휴가로 집에 와 있으면서도 다시 집에 가고 싶다던 그 말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라 자유를 향한 가장 간절한 속삭임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그리움으로만 머물던 집이 아니라,
진짜로 네가 발 디디고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 기다리고 있다.
내일이면 마침내 너는 그 모든 긴 시간을 뒤로하고,
당당히 제복을 벗은 채 우리의 품으로 돌아온다.
아들아, 참 잘 견뎌주었다.
낯선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버텨내고,
자신을 다잡으며 하루하루를 완성해 낸 너의 노력이
얼마나 대견한지 모른다.
삶은 앞으로도 너에게 수많은 고비를 내밀겠지만
군 생활을 이겨낸 너라면 어떤 어려움도 분명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인 우리는 그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일, 집으로 돌아오는 너를 꼭 안아주고 싶다.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마음이지만
그럼에도 꼭 전하고 싶다.
아들아, 고생 많았다. 이제는 네가 원하는 길 위를, 자유롭게 걸어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