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가 필요한 날엔 (일상 에세이)

자두 한 박스에 담긴 사랑

루체 2025. 6. 2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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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 한 박스에 담긴 사랑, 그리고 오늘의 다짐

자두 한 박스에 담긴 사랑, 그리고 오늘의 다짐

아침에 도착한 택배 상자 하나.
뚜껑을 여니, 곱게 익은 자두가 수줍게 인사한다.
엄마가 손수 따서 보내신 여름의 선물.

하나, 둘 입에 넣어본다.
새콤한 맛에 눈이 찡하고, 그 안에 담긴 정성에 마음이 찡하다.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늘 이렇게 마음을 전하신다.

“자두 좀 보냈다. 익은 거 많으니까 얼른 먹어.”
짧은 말 안에 묻어난 그리움과 사랑.

냉장고에 넣고 며칠 두면 상할까 걱정이 되어
오늘은 자두 손질을 시작했다.
반은 착즙기로 갈아 시원한 주스를 만들고,
나머진 자글자글 끓여 자두 잼을 만들었다.

설탕을 조금 넣고, 약한 불에 오래도록 저었다.
보글보글 익어가는 냄새 속에서
마치 엄마의 부엌에서 흘러나오는 향기를 맡는 듯했다.

그렇게 완성된 자두 잼을 유리병에 담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일까?
그리고 나 역시, 엄마에게 그런 마음을 돌려드렸을까.

효도는 늘 어렵고, 완벽할 수는 없지만
작은 진심 하나부터 시작해봐야겠다고.
오늘, 이 자두 잼 한 병에 그 다짐을 담는다.

“엄마, 당신의 손길이 오늘도 제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었어요.”
– 조만간 찾아뵐게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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