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마음을 챙기기로 — ‘즐기는 러닝’의 시작

11월 기록의 정체와 부상, 그리고 방향 전환에 대한 짧은 기록

속도가 멈춘 날들이 있었다. 욕심을 부리다 받은 작은 부상으로 한 주 쉬었다. 이제는 기록보다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러닝을 택하려 한다.

최근 기록을 한눈에 돌아보니, 11월 내내 평균 페이스가 5분대 초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꾸준히 달렸지만 속도가 늘지 않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결국 무리한 훈련 탓에 부상을 입어 일주일 쉬어야 했고, 그 시간은 나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 “왜 달리는가?”

수치로 보면 정체처럼 보이지만, 몸은 회복을 요청하고 있었다.

욕심으로 밀어붙이다 생긴 통렬한 교훈. 일주일 쉬면서 스트레칭과 가벼운 근력, 충분한 수면으로 몸을 돌봤다. 회복 기간은 훈련의 일부라는 사실을 다시 배웠다.

결정: 당분간은 속도 욕심을 줄이고 ‘즐기는 러닝’으로 방향을 바꾼다. 실외가 너무 추워지면 실내 훈련(러닝머신·코어·근력)을 중심으로 하고, 따뜻한 날에는 바깥 공기를 맞으며 천천히 달리기로.

‘즐기는 러닝’이란 단순히 천천히 달리는 게 아니다. 달리기를 통해 마음을 쉬게 하고,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페이스와 루틴을 만드는 일이다. 음악 한 곡을 듣고, 호흡에 집중하고, 러닝 후 따뜻한 샤워를 하는 소소한 루틴들이 쌓여 삶의 리듬이 된다.

안전 메모: 부상 후 복귀 시에는 무리한 속도 회복을 피하고, 워밍업을 충분히 한 뒤 점진적으로 강도를 올리세요.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의 진료 권장.

이제 내 러닝은 조금 달라진다. 기록표의 숫자를 줄이는 데 집착하던 마음을 놓고, 오늘 달릴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로 했다. 겨울엔 실내에서 근력과 유연성을 다지고, 날씨 좋은 날 바깥으로 나가 코스의 풍경을 즐길 것이다.

“속도는 언젠가 따라온다. 먼저 마음을 단단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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