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4개의 마음

스웨덴에서 건너온 배 네 개
스웨덴에서 여행 중인 막내에게서 사진과 함께 연락이 왔다.
"엄마, 유럽 배는 모양도 다르고 맛도 달라. 엄마 꼭 먹어보게 해주고 싶어."
순간 웃음이 났다. 평소에도 과일을 좋아하던 아이였지만, 그 마음이 참 귀여웠다.
나는 말했다. “여행 중엔 실컷 먹고 와. 무겁고 번거롭잖아.”
그랬더니, 아이는 살짝 서운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래도 네 개만 사갈게. 우리 식구 넷이서 하나씩 먹게 하려고.”
“엄마, 그냥 맛있다는 걸 나 혼자만 아는 건 아깝잖아.”
– 스웨덴 거리에서 배를 들고 선 막내의 말
그 순간,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무겁고 불편함보다 ‘나누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그 마음이 사랑스러웠다.
스웨덴의 거리는 고요했다.
바람에 나뭇잎이 사각이고, 햇살이 부드럽게 건물 외벽을 감싸 안는다.
고요한 호숫가와 단정한 벽돌집들 사이, 아이는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기록 중이다.

여행은 배움이고, 성장이며, 누군가를 떠올리는 마음이기도 하다.
오늘 그 아이는 낯선 나라의 시장에서
가족을 위해 작은 과일 하나를 고르고, 가격을 비교하고, 손에 쥐었다.
누군가는 그저 ‘배 네 개’라 할지 모르지만,
내게는 아이의 사랑 네 조각처럼 느껴졌다.
그 마음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이 자리에서 조용히 응원한다.
“그래, 잘 먹을게. 고맙고, 보고 싶다.”
“아이의 여행은 어느새 가족의 추억이 된다.”
– 스웨덴에서 불어온 따뜻한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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