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눈으로 따라가는 북유럽

닿지 않는 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보냅니다

루체 2025. 7. 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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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닿지 않는 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보냅니다

🕊 닿지 않는 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보냅니다

어젯밤, 유난히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여행 중인 막내와 연락이 닿지 않았거든요.
카톡도, 전화도 아무 응답이 없자 괜히 안 좋은 상상이 마음을 들쑤시듯 스쳐갔습니다.
혹시 아픈 건 아닐까? 길을 잃은 건 아닐까? 혼자 외로움에 떨고 있는 건 아닐까…

그저 핸드폰을 숙소에 두고 외출한 거라는 걸 알고 나서야 겨우 안도의 숨을 쉬었지만,
그 몇 시간 동안 엄마인 나는 마음 한구석이 뚫린 듯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며칠 전 강의하러 갔던 화성청소년비전센터가 떠올랐습니다.
자유를 잃은 공간. 인터넷도, 휴대폰도, 세상과 연결된 어떤 것도 허락되지 않은 채
닫힌 문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돌이켜보기도 했지만
"시간이 너무 안 가요", "밖에 나가고 싶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
그 말들 속엔 참 많은 감정이 묻어 있었습니다.

2중, 3중으로 잠긴 문.
천장 구석구석을 지켜보는 CCTV.
그리고 그 안에서 잊히지 않은 듯 간직된 ‘자유’에 대한 간절함.

아이들을 그렇게 바라보며 마음 한켠으로 떠오른 생각은
‘이 아이들의 부모님은 얼마나 마음이 찢어질까’였습니다.

사랑하지만 닿을 수 없는 시간,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는 부모의 자리.
그 자리는 언제나 똑같이 조용하고, 간절하고, 애틋합니다.

여행지에서 연락 한 통 닿지 않는 밤도 이토록 가슴이 무너지는데,
오랜 시간 아이를 멀리서 지켜봐야 하는 그 마음은 얼마나 더 무겁고 고요할까요.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도 부모의 사랑은 결코 닿지 않는 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걸.

보내놓고도 매일매일 마음으로 걷는 여정.
닿을 수 없지만 그 안에 머물고 싶은 마음.
부모의 마음은 늘 그렇게 자녀 곁을 맴돌고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기도합니다.
다치지 않기를, 외롭지 않기를,
그리고 그 마음이 언젠가 전해지기를.

“사랑은 말 없이 기다릴 줄 아는 것,
그리고 그 기다림을 믿어주는 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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